외국을 다니다보면 어설픈 영어 실력 때문에 항상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겪었다.
그리고는 창피한 마음에 남탓을 했는데..
어디서 주워들은 것은 있어서, speaking 위주의 학습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침 튀겨가며 이야기하곤 했다. 사실, 여행에서 우연히 만나는 해외 배낭여행족들을 만나보면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독일 및 유럽 지역 사람은 물론 필리핀, 중국 사람들의 영어 실력이 유창해서 주눅들어 말없는 아이처럼 먼산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척 하거나 사진 찍기에 심취해 있는 척 했다.
그런데, 한 미국인이 대한민국에서 영어 선생님 하기가 쉽냐고 물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마음에 드는 직장을 얻지 못한 자신에게 친구가 한국에서 영어 선생님을 하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는 한국인이 없어 그냥저냥 이야기를 흘려버렸는데, 여행길에서 우연히 한국인을 만나서 반갑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말,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 외에 밤 늦게까지 과외학습을 하는지, 그런 학원에 가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래서 그렇다고 이야기를 하려는데, 갑자기 다른 친구들이 의아해했다. 왜 영어를 학교 끝나고 비싼 돈을 주고 다시 또 배워야 하냐고.
그것에 대해 답변을 하기가 참 어려웠다. 내가 교육학자도 아니니, 그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 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냥 생각나는 데로,
-우리는 문법이 영어와 많이 다르다. 독어나 중국어와 같은 경우에는 비슷한 문법 배열로 인해 영어를 배우고 이야기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단어만 바꿔 이야기해도 얼추 비슷할 때가 많을거다.
하지만 우리 한국과 일본은 다르다. (일본을 끌어들여 미안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비겁했지만..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키기에 좋았다.)
나 역시 일어를 배울 때 너희들이 영어를 배우듯, 우선 간단한 조사를 알고 나면 내가 원하는 말의 단어를 일어로 변환해서 말하기 쉬웠다. 그러나 영어는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의 문법은 '나는 이곳에 처음 왔어요.'라고 말하지만 영어는 '나는 온적이 절대 없었다 지금까지.' 혹은 '나는 왔다. 처음으로(조금 오바하면 내 생애에 있어..까지 붙여주고).' 라고 말해야 하니 머리가 복잡해지고, 사용하지 않던 관사나 완료 시제 등에 부담이 크다고.
하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영어 점수도 좋고, 어휘력도 풍부하다고. 그것이 대한민국 식의 영어라서
그런 점을 보완하려다 보니 좀 더 과외적인 수업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한다고-
사람들 모두 몰랐던 일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런 깊이 있는 이야기를 어설프게 이야기하다 느낀 것인데,
외국 아이들은 어차피 한국인이 영어 잘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즉, 영어 문법을 지켜서 정확하게 말하는 것보다 우리가 어떤 말을 하느냐, 어떤 컨텐츠를 가진 사람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시점은 미국 내의 성공한 동양인들을 보면 더 절실히 실감하는데,
대학에서 강의하는 동양인 교수 중 외국인도 무슨 이야기하는 줄 모를 정도의 발음과 문법을 구사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그분들은 절대 학교에서 푸쉬를 받지 않는다.
특히,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색이 강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다면 외국이 하는 대로 따라하기보다 우리 식의 교육법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않을까?
어떤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매번 선진국 형 방식, 이웃나라 일본 방식 등을 선호하는데.
사실, 우리는 그들보다 더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살아온 사람들 아닌가.
우리만의 방식이 우리에게 제대로 통하지 않을까?
서울시에서 고용한 듯한 분들.
또, 우리가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다. 똑똑한 한국인, 영어 좀 못해도 세계에서 공부 잘하기로 소문난 나라 아니던가. 영어를 극복할 만한 아이디어와 능력이라면, 문제 없다고 본다.
물론, 영어 잘하고 싶은 사람은 공부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유명한 영어 강사 분들 중 몇분은 한국에서만 공부하시고 원어민처럼 말하시던데.
--;;
갑자기 먹먹해지는 이 기분.. 꼭 옆집 아이는 과외 안하고도 서울대 갔다더라, 하는 식 같아서
급하게 화제를 좀 우회해 보련다.
--;
알고 지내는 필리핀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대한민국 문화만큼 부러운 것이 없다고. 세계 어디에 가든 한국 스타일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분명한 색을 가지고 사는 우리가 부럽다고 했다.
오랜 역사를 소중히 생각하기도 하는 것 같고, 고유의 언어로 고유의 문화를 창출해내고 알리는 나라도 흔치 않다는 것. 그러고보니 그 친구는 대한민국 드라마에 빠져 박신양을 보러 한국에 찾아 온 친구였다.
너무 부끄럽게도 그때까지 모르고 살았다.
우물안 개구리마냥 모든 나라들이 건국 신화를 가지고 있고, 오랜 역사 유물을 자랑하며 세계최초로 만들어낸 문화재들이 있는 줄로만 알았다.
필리핀은 영어 사용으로 인해 필리핀만의 색이랄 것이 없다고 했다. 언어가 변하고 나니, 문화도 사람들의 사고 방식도 변한 것 같다며, 한국이 부럽다고 했다.
그래, 하다못해 한 가지 색을 표현하는 데도 우리의 감정이 섞여 '푸르스름하다' '새파랗다' '파랗다' '퍼렇다' '푸르께하다''푸르무레하다' 를 사용하는데, 이것을 어찌 영어로 다 표현해 낼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군가에게 깜짝놀랄 선물을 주면서 '짜잔'하고 소리를 내지만, 영어로 표현하면 'TADA'이고 발음은 '타라'인데.. 이것 또한 어찌 표현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의 고유한 음식, 맛, 건물, 옷 등이 많은 역사 부자라는 이야기에
잊고 살던 엄마의 고마움을 새삼 다시 깨닫듯, 우리 선조들이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고집스럽게 지켜낸 우리의 것들이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찍은 남대문이 될 줄은 몰랐다.
그러다, .. 남대문까지 생각이 났다.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어서 몰랐던 녀석.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언제나 우리가 사용하고 있어 그 고마움을 몰랐던 한글,
그 한글이 단지 우리 입 속에 맴도는 것이 아니었고, 대형 사전으로 제작되어 있던 문화재로
광화문 사거리에 가운데를 쩍 벌려 보관하고 있었다면, ..
어느날 누군가 그 한글을 불 태웠다면..
사라지고 난 뒤, 불에타기 전 아름다운 남대문 사진을 찾아보듯..
한글이 그리워 어딘가로 사라진 국어 사전을 찾아 볼까?
있을 때 잘해, 란 말이 있다.
아주 오래 전 개그맨이 이말을 할 때만해도 그리 뼈 있는 말인 줄 몰랐는데.
그래, 있을 때 잘해야겠다. 나부터. 오늘, 하루에 한 가지씩 내가 몰랐던 우리말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으로 예쁘게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봐야겠다.
작심삼일로, 단 세개로 끝날 수 있겠지만.
생각이라도. 그렇게... 그렇게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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